뉴욕타임스 신문지에 그린 유화…김환기 특별전 뉴욕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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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추상화 대표작품 외 지인소장 미공개작·일기·편지 전시

“오늘 봄이 시작된다. 해는 나도 바람이 거세다. 향(鄕)과 센트럴파크를 건너서 구겐하임에 가다” (1971년 3월 21일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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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뉴욕 맨해튼의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에서 개막한 추상 미술의 거장 김환기 50주기 특별전 ‘환기 인 뉴욕’은 그의 뉴욕 시절 삶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회다.

환기미술관에서 직접 선정한 1963∼1974년 뉴욕 시기 대표작품, 그중에서도 특히 종이에 그린 작품들이 중심을 이뤘다.

뉴욕 시절 매일 쓴 일기와 편지, 그리고 뉴욕의 지인들이 소장한 미공개 작품들도 함께 전시됐다. 그는 뉴욕 시절 한동안 캔버스 대신 뉴욕타임스 신문지 위에 유채로 그림을 그렸다.

한국 미술계에서 이미 최고의 영예를 누리고 있었던 그는 1963년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50세의 나이에 뉴욕으로 건너갔다.

김환기 ’29-I-68 IIII'(1968), 신문지에 유채[환기미술관 제공]

한국에서 누리던 명예와 지위를 모두 뒤로 하고 도착한 뉴욕에서, 그는 동양에서 온 가진 것 하나 없는 무명 화가나 마찬가지였다.

“어제는 어쩐지 뒤숭숭해서 거리에 나갔지. 우연히 레이먼드라는 화가를 만났어. 내 스케치북을 보였더니 경이적인 태도였어. 너무 동양적인가? 물었더니 그렇지 않대. (중략) 가다가 진지하게 내 그림을 보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기쁘고 용기가 나요” (1963년 12월 11일 작가의 일기)

1963년 도착해 1974년 향년 61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11년간 그가 줄곧 머문 곳은 뉴욕이었다.

소호의 갤러리를 누비며 뉴욕의 전위적인 미술계를 접하면서도 그는 고향 신안 앞바다 빛깔을 늘 떠올렸다.

뉴욕한국문화원 조희성 큐레이터는 “뉴욕은 김환기에게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라며 “작품 시기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완전한 추상 작업이 이때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뉴욕서 열린 김환기 특별전 ‘환기 인 뉴욕’]

전시가 열리는 맨해튼 32번가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는 지난 2월 처음 문을 열었다. 뉴욕문화원은 신청사가 완공되기 오래전부터 이번 김환기 전을 개관 기념전으로 기획해왔다고 한다. 전시는 6월 13일까지다.

신청사 1층 전시실엔 LG전자의 올레드 TV(OLED evo)에 김환기 작품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한 미디어 아트 5점도 함께 소개됐다.

박제성 서울대 교수, 안마노 작가, 김대환 작가 등이 참여해 김환기 대표작을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 작품 5점은 오는 5일까지 뉴욕 맨해튼 ‘더 쉐드’ 전시장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프리즈 뉴욕’에서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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