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콜 사태’ 빌 황의 아케고스, 하룻밤새 투자금 50% 날렸다”

아케고스 창립자 한국계 빌 황 美형사재판…투자은행 직원 증언
前UBS 직원 "애플 같은 기업 투자한 줄 알았다…황씨 해명듣고 간담 서늘, 극도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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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파생금융상품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로 월가를 뒤흔든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의 사기 혐의 사건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그와 거래한 투자은행 담당자가 황씨의 펀드가 단 하루 새에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린 것을 뒤늦게 알고 “극도로 걱정스러웠다”라고 증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날 뉴욕남부연방법원에선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이하 아케고스) 설립자인 황씨의 사기 혐의 사건 형사재판 심리가 이틀 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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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발생한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로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총 10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검찰은 황씨가 금융회사들을 속여 거액을 차입한 뒤 이를 자신들이 보유 중인 주식에 대한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마진콜을 촉발한 사건은 2021년 3월 22일 비아콤CBS(현 파라마운트)의 갑작스러운 20억 달러 규모의 증자 발표였다. 증자 발표 다음 날인 23일 비아콤CBS 주가는 9% 급락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브라이언 페어뱅크 전 UBS 리스크 매니저는 아케고스를 상대로 추가 증거금 요구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즉각적인 걱정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직전 해 아케고스의 성과가 탁월했고, 불과 2주 전만 해도 현금만 60억∼70억 달러를 쥐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아케고스의 마진콜 문제가 UBS와 거래한 종목에서만 발생한 문제라고 판단했다고 그는 진술했다. 실제로 당시 뉴욕증시는 비교적 잠잠한 편이었고, UBS는 아케고스의 투자 종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아케고스의 앤디 밀 집행의장은 24일 페어뱅크 전 매니저와의 통화에서 아케고스는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을 뿐 건전성 문제는 없다고 항변하며 “며칠 지나면 (증거금을) 지불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24일 비아콤CBS 주가는 23% 폭락했고, 추가 증거금 요구액은 더욱 늘어났다. 25일에도 주가 하락 폭은 5%나 됐다.

페어뱅크 전 매니저는 아케고스 직원과 통화에서 아케고스의 주요 투자종목이 그들이 투자 대상으로 시사했던 애플과 같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가 아닌 비아콤CBS, 디스커버리 등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적은 종목인 것을 알고 “간담이 서늘해졌다”라고 말했다.

페어뱅크 전 매니저는 25일 밤 황씨가 나서 UBS를 포함해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치뱅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거래 금융사들과 전화회의를 했을 때 황씨의 설명을 듣고 “극도로 걱정스러워졌다”고 진술했다.

아케고스와 거래한 금융회사들이 아케고스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봤다고 인식한 시점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페어뱅크 전 매니저는 그날 전화에서 황씨가 아케고스의 자본금이 90억∼100억 달러라고 밝힌 것을 두고 “그 말은 아케고스가 하루 새 50% 넘는 돈을 날렸다는 것을 뜻했다”라고 말했다.

그 전의 손실까지 포함하면 며칠 만에 자본금의 60∼70%를 잃었다고 그는 판단했다. 당시 아케고스는 파생금융상품 거래를 통해 자본금을 훨씬 웃도는 주식 익스포져(위험노출액)을 두고 있었다.

또한 황씨가 12개 정도 소수 종목에 집중해 투자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아케고스가 다른 금융회사와도 동일한 종목을 두고 파생상품 거래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UBS와 맺은 계약 종목만 10∼14개였기 때문이었다.

이는 아케고스와 파생상품 거래를 계약한 대부분 금융사에서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했다는 의미였다.

한편 황씨 측 변호인은 투자은행들이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고자 위험 요인을 무시한 채 아케고스와 거래하고서 책임을 아케고스에 전가하고자 진실을 감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황씨 측 변호인은 전날 모두진술에서 황씨가 전통적인 투자 기법을 따른 일반적인 가치 투자자라며 사기 및 주가조작 혐의를 부인했다.

이번 재판을 두고 월가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검찰이 황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고 앞서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황씨는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UCLA) 캠퍼스와 카네기멜런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와 2001년 헤지펀드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이끈 유명 투자자 줄리언 로버트슨의 도움으로 ‘타이거 아시아 매니지먼트’를 출범했다.

황씨의 펀드는 월가의 아시아 전문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로 성장했지만, 2012년 홍콩 투자와 관련해 내부자 거래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결국 4천400만달러를 지급하고 사건을 종결해야 했다. 이후 2013년 그는 개인투자회사인 아케고스를 설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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