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방지” 실시간 관리 특명…바이든의 숨가쁜 19일 막전막후

"중동 전쟁 터질라" 이란 공격 막고 이스라엘 달래고…물밑 거중조정 복귀하던 미 군함 돌리고 한쪽선 양측에 "보복 자제" 설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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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촉발된 중동 확전 위기가 19일 만에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이 과정에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물밑에서 숨가쁘게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이미 두 개의 전쟁에 발목이 잡힌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숙적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경우 재선가도에서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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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전한 막전막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영사관 폭격 직후 이란의 보복에 대비하기 위한 작전을 극비리에 진행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서지 않도록 치열한 설득전을 벌였다.

이달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기습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군인 7명이 사망하자 백악관은 즉시 공격 계획을 미국에 미리 알리지 않은 이스라엘에 대해 좌절감을 표현하는 동시에 이란의 보복에 대비하기 위해 백방으로 나섰다고 한다.

당시 이스라엘은 공격 단행을 불과 몇분 남긴 상태에서 미국 측에 공격 사실을 알렸으며, 이 마저도 자세한 공격 장소나 목표로 삼은 인물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가자지구 지원과 라파 공격 계획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이날 공격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WSJ은 전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던 구호단체 차량을 공습해 구호 대원들이 사망하는 일까지 터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가 급전직하하고 있다며 실망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동시에 이란과의 갈등에 있어 미국이 이스라엘의 편에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부에 이란이 예고한 보복에 대비해 이스라엘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라고 명령했으며, 미군은 위기에 처한 이스라엘을 돕기 위한 극비 작전에 나섰다.

이란의 모든 보복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 미군은 이스라엘에 군 인사를 극비리에 파견하는 한편 미 군함과 항공모함, 전투기를 인근에 배치하고 패트리엇 방공망을 재정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달 10일 백악관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맞이하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과 급히 따로 만나 미국으로 복귀 중이던 미군 구축함 USS 카니호를 다시 돌려 지중해 동부 이스라엘 인근 해역에 배치하겠다는 허가를 받아내기도 했다.

동시에 백악관 고위 보좌관들은 유럽과 중동의 각국 정부에 전화를 돌리며 이란이 보복을 자제하도록 막아달라고 설득하며 외교전을 벌였다.

이후 이란이 미사일을 창고에서 꺼내 발사대에 올려놓으며 본격적인 보복 준비에 들어갈 때까지도 미국 정보 당국은 이란의 정확한 공격 계획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당시 몇몇 미 정보 당국 보고서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외교 시설을 공격하거나 이스라엘 바깥 지점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란이 공격 준비에 나선 지 며칠이 지나서도 행동에 나서지 않자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한 대규모 공격을 계획하고 있음을 파악했다고 WSJ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말을 보내기 위해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 별장을 찾은 12일 금요일 저녁 미 당국은 이란의 구체적인 공격 장소와 시점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튿날 오후 급하게 백악관에 복귀했다.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이 상황실에서 초조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방공망과 미군 전투기, 구축함 등은 300여기가 넘는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99% 격추하며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확전을 막기 위한 백악관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즉각 반격할 것을 우려한 백악관은 기존의 이스라엘 ‘보호 작전’을 ‘설득 작전’으로 전환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승리를 누리라”며 재보복을 자제시켰다.

미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성급하게 재보복을 개시하면 이란의 도발을 계기로 회복된 국제 사회의 이스라엘 지지 여론을 한순간에 다시 잃을 수 있다며 집요하게 설득했다.

이후 이란의 공습 이후 엿새가 지난 19일 오전,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이란 이스파한주의 군기지를 겨냥한 제한된 공격에 그치면서 양측의 보복 공방은 우선 일단락됐으며 백악관의 19일간의 ‘확전 자제’ 노력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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