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가족력 있으면 발병 위험 8배

박성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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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흡연과 잦은 음주를 하는 40대 후반 박모씨는 몇 개월 전부터 잦은 소화불량과 변비로 고생하고 있다. 가끔 변에서 피가 보이기는 했지만 과음으로 인한 후유증이나 치핵 초기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던 중 최근 대변볼 때 혈변이 나타나 덜컥 겁이 나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직장암 2기’이다.

‘암 발생률 2위’ 대장암의 30~40%를 차지하는 직장암(rectal cancer)은 생존율이 높은 편이지만 수술 후 항문 기능이 떨어져 ‘인공 항문(장루)’을 달아야 할 때가 많았다. 최근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 후 크기를 줄여 복강경이나 로봇 등 최소 침습 수술로 암 제거와 항문 기능까지 살릴 수 있다. 이 때문에 환자의 10% 미만에서만 인공 항문을 단다. ‘직장암 수술 전문가’ 박성실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음주, 흡연 등으로 50대 이하 젊은 직장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나머지 가족의 대장암 발생 위험이 2~8배 높기에 젊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검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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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암도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나.

다른 암처럼 직장암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그래서 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발견될 때가 많다. 하지만 진행되게 되면 배변 습관에 변화가 오고 대변이 가늘게 나오거나 항문으로 혈변이 나오기도 한다. 체중 감소는 암이 제법 진행된 뒤 종양으로 인해 몸속 대사가 바뀌거나, 식욕이 저하되고 영양분 소화 흡수가 잘 안 될 때 발생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암이 꽤 악화했을 때 나타나므로 정기검진으로 초기에 발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대장은 크게 오른쪽 대장, 왼쪽 대장으로 나눈다. 오른쪽 대장 즉, 대장이 시작되는 부위에서 생긴 대장암에서는 소화불량·빈혈이 주로 나타나고 커지면 밖에서 단단하게 만져지기도 한다. 왼쪽 대장에서 생긴 대장암이나 왼쪽 대장 중에서도 항문과 가까운 부위에 있는 직장에 생긴 직장암에서는 배변 습관에 변화가 온다. 종양으로 인해 장이 좁아지므로 변비가 생길 수 있고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면 장폐색증이 생기고, 종양에서 출혈이 생겨 혈변도 자주 관찰된다.

-출혈로 직장암과 치질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나.

대장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출혈 양상이 조금 다르다. 암이 대장이 시작되는 부위에서 생겨 출혈이 나타난다면 대장을 타고 내려오면서 검은 변일 때가 많다. 반면 항문과 가까운 대장에 생긴 암은 선홍색으로 대변과 함께 나올 때가 많고, 치핵 때문에 출혈이 생길 때에는 대변을 본 뒤 출혈이 될 때가 대부분이다. 직장암은 치핵으로 인한 출혈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항문 안쪽이 딱딱하게 만져지거나 통증이 심하고 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직장암일 가능성이 있기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직장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직장암이 0기라면 내시경으로 대장암을 절제하는 수술(대장 내시경적 절제술)로 대부분 완치할 수 있다. 1기는 대장 내시경적 절제술을 시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근치적 수술이 필요하다. 2~3기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6~8주 뒤에 근치적 수술을 시행한다. 4기(다른 장기·복막 전이)라면 절제가 가능하다면 수술로 전이된 곳도 절제하고, 힘들 때에는 표적항암제 등으로 치료하는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이전에는 개복 수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복강경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로봇 수술은 2000년대 중반에 처음 시작되면서 최근에는 급격히 늘었다. 직장암 수술은 현재 30% 정도가 로봇으로 진행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을 최소 침습 수술이라고 하는데 최소 침습 수술은 개복 수술과 비교했을 때 종양학적 예후, 즉 ‘생존율’에서 차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상부 직장 및 중부 직장암은 구불 결장과 직장을 잘라낸 뒤 골반 복막 하부에서 연결하는 ‘저위 전방 절제술’을 시행한다. 항문과 가까운 곳에 종양이 있는 하부 직장암이라면 항문을 보존하는 ‘항문 괄약근간 절제술’이나 항문도 완전히 잘라내고 영구 인공 항문을 만들어주는 ‘복회음 절제술’을 시행한다.

[미주 한국일보-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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