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지원 중단 경고까지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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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 76년 동맹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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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인내심 바닥’ 바이든, 강력한 경고
양국관계 전환점 분석…”이스라엘 태도에 달려”
레이건, 전투기·군수품 선적 연기 사례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전쟁이 휴전과 확전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오랜 안보 동맹이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설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앞서 미국 정부가 지난주 3천500여발의 이스라엘행 폭탄 선적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라파 지상전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과 함께 무기 지원 중단이라는 강력한 경고 카드를 꺼내 들면서 양국의 동맹 관계가 새로운 시험대에 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역사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안보 동맹의 하나인 양국의 76년 관계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고수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자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자신이 속한 민주당 내부로부터도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이스라엘이 광범위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우려가 큰 라파 공격을 예고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대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갈수록 좁아지는 국내외 정치적 입지를 회복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정치 리스크 컨설팅 기업인 유라시아그룹의 클리프 쿱찬 의장은 NYT에 “이번 결정은 바이든이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별명)에 대한 유일하고 현실적인 지렛대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며 이로 인해 양국 관계는 최저점에 놓였다”며 “가자전쟁이 대선 캠페인, 민주당의 단결, 미국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방해물인 상황에서 바이든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라파 공격을 두고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라파에 하마스 수뇌부가 은신해 있어 하마스 전면 해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상군 투입을 통한 대규모 군사 작전이 불가피하다는 이스라엘의 입장과 피란민 텐트촌이 밀집돼 있어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되고 인도적 지원의 고리가 끊길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 관계는 1948년 시작됐다.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언한 지 불과 11분 만에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항상 순탄한 건 아니었다. 트루먼 전 대통령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거부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집권 때 호크 대공미사일을 제공한 것이 이스라엘에 대한 첫 무기 지원이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후 대통령직을 계승한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M-48 탱크, A-4 스카이호크 전투기, F-4 팬텀 전투기를 보내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확대했다.

이스라엘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지원을 보류한 사례도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개입에 대한 불만으로 전투기와 기타 군수품의 선적을 한차례 이상 연기시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정착촌 건설에 미국 자금이 사용되지 않도록 100억 달러 규모의 주택 대출 보증을 연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스라엘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한 나라다. 미국 의회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1천587억달러를 지원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인 1천243억달러가 군사 지원 및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사용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서명한 10년간의 양해각서에 따라 미국은 현재 연간 38억달러의 군사 원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미 의회가 승인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50억달러의 추가 원조는 여기에 포함돼 있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경고도 이스라엘의 라파 전면전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며 가자전쟁 수행 방식 등을 두고 표출된 균열에도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양국의 동맹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이스라엘 방위를 위해 방공무기체계인 아이언돔을 유지하기 위한 탄약을 비롯해 방어 무기 지원은 이어갈 방침이라고 분명히 했다.

또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었느냐는 질문에도 “아직 아니다”라며 무기 선적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바이든의 이번 결정을 두고 미국 정가의 찬반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의 향방은 이스라엘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쿱찬 의장은 “네타냐후가 바이든의 결정을 따른다면 양국 관계의 균열은 일시적인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두 지도자의 갈등이 지속되면 더 광범위한 무기 지원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영향은 더 오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양국 관계는 기반이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해 크게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가 무기 지원 보류 가능성은 작지만 만약 이뤄진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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